“해군력이 곧 국력, 군함 타고 우리바다 지켜라”…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해군이 되다

입력 2012-04-22 20:20


“대한민군 남자로서 군복무의 소중함을 항상 강조하시며 해군 입대를 바라셨던 아버지의 유언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쁩니다.”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전남함(1800t급) 갑판병 임학묵(29·사진) 이병은 첫 출동 준비를 하며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국내 대기업 해외지사 간부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근무했던 임 이병의 아버지 임재진씨는 세계 각국 함정이 정박하는 칼리드항에 수시로 그를 데려가 “해외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해군력이 곧 국력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해군에 입대해 군함을 타고 우리바다를 지켜야 한다”고 말해왔다.

임 이병은 UAE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해 UAE 국적을 갖고 있었다. 영국 대학에 입학한 그는 졸업 후 곧바로 해군에 입대하려 했지만 재학 중이던 2003년 아버지가 당뇨병으로 세상을 뜨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해 입대를 미뤘다. 아버지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군복무를 성실히 마쳐달라고 당부했다. 2007년 UAE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입사해 가정형편이 안정되자 지난 2월 해군에 입대했다.

임 이병은 “2함대는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수호하는 곳으로, 아버지의 뜻을 가장 잘 따를 수 있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