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창춘, 원자바오에 맞서다… 저우융캉과 연대 원 총리 기고 글 삭제한 장본인 ‘처벌여부 주목’

입력 2012-04-22 21:55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가 최근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에 기고한 ‘권력은 햇볕 아래서 행사돼야 한다’는 글이 상당 부분 잘린 채 게재된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은 22일 “상무위원 중 선전 부문을 담당(중앙정신문명건설지도위원회 주임)하는 리창춘이 저우융캉과 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저우융캉뿐 아니라 리창춘의 움직임도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우융캉이 최근 루머 차단을 위해 인터넷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리창춘이 뒤에서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원 총리는 추스 기고문에서 “문화혁명 방식으로 루머를 단속하는 것은 인민의 애국심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나 이러한 내용이 삭제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언론 보쉰이 지난 17일 보도했었다.

리창춘은 정치국 상무위원 중 서열 5위로 장쩌민 전 주석 계열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공청단파에서는 저우융캉뿐 아니라 리창춘의 행보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국원(25명)의 경우에는 숙청된 적이 있지만 상무위원의 경우 처벌된 경우가 없었던 전례가 계속 유지될지 주목되고 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는 현재 베이징 교외 미윈(密雲)현 저수지 부근 초대소에 연금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에서 발행하는 반중국 잡지 신기원주간(新紀元週刊) 최신호가 보도했다.

보시라이는 공산당 당규를 심각하게 위반한 당원을 구금상태에서 조사하는 ‘쌍규(雙規)’ 통보를 받은 뒤 격노했으나 구카이라이 구속 사실을 전하자 조사에 응했던 것으로 이 잡지는 전했다. 보시라이는 구카이라이에 대한 살인혐의 적용은 정치적 모함이라며 공개 법정이 아니면 어떤 진술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일보(世界日報) 등 중국어 신문들은 22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실각으로 중앙 정법위원회 차기 서기에 멍젠주(孟建柱·64) 공안부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멍젠주는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멍젠주는 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중앙정법위 서기는 정치국 상무위 9명 중 서열이 가장 낮지만 무장경찰을 포함한 공안과 검찰, 법원,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등 사법 계통을 총괄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들 매체들은 대만 정즈(政治) 대학이 전날 개최한 국제 심포지엄 ‘중국공산당 제18차 당 대회 인사개편과 정치계승’에 참석한 중국 전문가들이 멍젠주가 정치국 상무위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