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14곳·SSM 345곳 의무휴무 첫날… 재래시장은 그래도 외면 당했다

입력 2012-04-22 19:40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전국 대형마트의 3분의 1이 강제 휴무한 22일 미처 휴무 소식을 모르고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다소 혼란이 빚어졌다. 대형마트 휴무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은 여전히 썰렁했다. 소비자들이 장 보는 것을 하루 미루더라도 재래시장을 찾지는 않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대형마트 3사 매장 114개와 기업형슈퍼마켓(SSM) 345개가 영업을 하지 않은 이날 서울에서 5개 점포(명일점, 천호점, 미아점, 공항점, 가양점)가 휴무한 이마트의 경우 3500명, 2500대의 차량이 매장을 찾았다가 되돌아갔다. 영업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는 700∼800건에 달했다.

롯데마트 광주 첨단점에는 40대 주부가 매장 안 세탁소에 맡긴 아이들 교복을 찾으러 갔다가 의무휴무 문구를 보고 “월요일에 아이들이 교복도 못 입고 등교하게 됐다”며 항의했다. 인천 삼산점에서는 매장 안의 개인병원을 찾아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온 고객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휴무한 이마트 41개 점포는 전날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미리 장을 봐두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바람에 매출이 전주보다 21.4% 올랐다.

홈플러스 역시 서울 잠실점 매출이 전주 토요일보다 20% 늘어난 것을 비롯, 월곡점 46%, 강서점과 가양점 각각 40%, 강동점 30%씩 매출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들을 떨이 판매하고 사은품과 할인행사를 많이 한 영향도 있긴 하지만 일요일 장을 보지 못하게 되자 소비자들이 전날 대거 몰렸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았지만 재래시장으로 돌리는 발길은 거의 없었다. 대구시 효목동 동구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김모(56·여)씨는 “오늘 하나도 못 팔았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도 손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와 성북구는 관할 재래시장인 천호시장과 숭인시장이 휴무하는데도 인근 대형마트마저 강제휴무하도록 조례를 제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명희 기자,전국종합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