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인수, ‘봄비’와 함께 돌아오다… 인간극장 ‘봄비’

입력 2012-04-22 19:11


인간극장 ‘봄비’(KBS1·23일 오전 7시50분)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올봄 경기도의 한 노인요양원. ‘봄비’를 부르는 초로의 한 남자. 음정과 박자가 오락가락하지만 낯익은 얼굴. 1970년대 바로 그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가수 박인수였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7세 때 한국전쟁 피란길에서 엄마 손을 놓친 그는 12세 때 미국 켄터키 주로 입양을 갔다. 향수 때문에 고등학교도 못 마친 채 한국으로 돌아와 미군 부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미국에서 접한 흑인음악의 독특한 창법으로 노래 실력을 인정받으며 ‘신중현 사단’에 합류, ‘봄비’를 히트시켰다. 그러나 90년대 초 갑자기 쓰러지거나 가사를 잊어버리는 일이 되풀이됐다. 결국 그는 가요계에서 잠적했다.

그가 2001년 이 요양원에 왔을 때는 췌장에 인슐린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수술로 종양은 제거했지만 잦은 저혈당 쇼크로 인한 뇌손상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인수씨는 그러나 30년 만에 그를 찾아온 아내의 이름은 기억했다. “복화야!”

70년 첫눈에 반해 결혼하고 아들까지 낳았지만 음악이 가족보다 먼저였던 인수씨의 결혼은 5년 만에 끝났다. 이혼 후 복화씨는 아들과 일본으로 떠났다. 20여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아들은 수소문 끝에 아버지를 찾았다. 가족과 함께하게 된 인수씨는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을까? 27일까지 5회에 걸쳐 가수 박인수의 파란만장한 삶이 소개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