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공연 ‘미소’, 외국인 홀리다… 정동극장 전통뮤지컬 ‘미소’ 세번째 버전 무대 올려

입력 2012-04-22 19:08


4200회 공연에 관람객 72만명 유치. 외국인 관람객 평균 85%. 평균 객석점유율 77%. 전 세계 65개국 110개 도시에서 공연. 서울 정동극장에서 절찬리에 공연되고 있는 전통뮤지컬 ‘미소(MISO·美笑)’가 거둔 성적이다. 1997년 ‘전통예술무대’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후 2008년 ‘미소’로 이름을 바꾼 이 무대는 ‘춘향전’ 이야기에 우리 춤과 풍물, 판소리 등을 버무려 한류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무언의 퍼포먼스 ‘난타’와 ‘점프’에 이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소’가 새 단장을 하고 손님을 맞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이은 세 번째 버전으로 공연 시작과 피날레에서 배우가 관객들과 함께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 각 장마다 신국악가요, 민요, 판소리 등을 도입해 우리 소리를 다양하게 선사하는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

지난 주말, 280석의 공연장에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객들도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올 3월 열린 총 32회 공연 가운데 18회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현장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막이 오르기 전 오프닝 장면에서 배우들이 객석으로 나와 노래하고 손뼉 치며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객석에서는 “미소 굿!” 등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공연은 ‘춘향전’을 현대 감각에 맞게 각색했다. 도도하고 저돌적인 춘향은 양반 집안의 전형적인 도령 몽룡과 사랑에 빠지고, 소유욕이 강한 학도로부터 일방적인 구애의 괴롭힘을 당한다. 오월 단오절, 춘향과 몽룡은 아름다운 첫날밤을 지낸다. 이 사실을 안 학도는 질투의 화신이 돼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이방과 더불어 어명을 사칭한 간계를 꾸민다.

2008년 첫 번째 버전에서는 춘향과 몽룡의 초야 장면과 결혼 풍습의 아름다움에 치중했고, 2009년 두 번째 버전에서는 학도의 캐릭터를 폭군보다는 사랑에 올인하는 다혈질의 인물로 부각시켰다. 이번 버전에서는 주제곡인 신국악가요 ‘이별가’와 ‘사랑가’에 춘향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한 ‘십장가’가 삽입되면서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미소’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7월부터는 경북 경주에서 ‘미소 2-신국의 땅, 신라’를 시작했다. 공연 첫해 5만 관객 유치, 관객 만족도 91%, 전문가 작품평가 93점을 기록하며 고품격 문화 브랜드로 경주관광 콘텐츠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정임 정동극장장은 “상설공연장을 국내 여러 곳에 새로 열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소’의 결론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몽룡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고 출연진과 관객들이 풍성한 잔치마당을 펼치는 것으로 무대는 마무리된다. 총연출은 최 극장장, 안무는 김충한 한국무용학회 이사, 음악은 김태근 작곡가 등이 맡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와 8시에 무대를 올린다. 관람료는 4만∼5만원(02-751-15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