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조되는 여당 대선후보 경선 분위기

입력 2012-04-22 18:20

오는 12월 19일 치러질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을 하루 앞둔 어제 김문수 경기지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5·15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2선으로 물러나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낸 것이다. 정몽준 의원도 조만간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한다. 정운찬 전 총리와 김태호 이재오 의원의 경선 참여 가능성도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총선 직후 대세론에 편승한 ‘박근혜 추대론’이 제기돼 잠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하지만 경선절차를 거치지 않고 박 위원장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권자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반감을 살 수 있고, 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대대적인 축제로 치를 경우 분위기가 반전될 소지가 있다. 박 위원장이 총선 전부터 “대세론은 원래 없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몸을 낮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민들의 눈길을 계속 끌기 위해서는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내가 적임자’라며 치열하게 승부를 겨뤄야 한다. 박 위원장이 경선 과정에서 상처를 입으면 어떡하느냐는 생각은 기우(杞憂)다. 경선에서 걸러내지 못하면 야당 대선후보와의 본선에서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대통령 후보 경선 후유증에 시달린 정당들이 지금까지 적지 않았다. 경선에서 패했음에도 결과에 불복한 탐욕스런 인사들 때문이다. 그러나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정치인이 잘된 경우는 없다. 우리 정치문화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새누리당 경선주자들 모두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