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청와대가 경찰인사 개입했다”
입력 2012-04-20 21:35
퇴임을 앞둔 조현오 경찰청장이 청와대가 경찰인사에 개입했고, 여야 국회의원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록 차기 청장이 내정된 상황이지만 현직 경찰 총수가 청와대의 인사개입을 직접 거론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조 청장은 20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말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황운하 총경을 경무관으로 승진시키려 했지만 청와대 민정과 정무라인의 반대가 심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임기간 중 여야 의원 10여명으로부터 인사 청탁 전화를 받았다”며 “대부분 청탁사실을 공개한다고 하면 전화를 끊었지만 제가 박하게 잘라버리니까 (나를 비난하겠다는) 생각이 왜 안 들겠는가”라고 했다.
조 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은 부적절했다”며 “유족 측이 소를 취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처벌을 받는다면, 저 나름대로 어느 수준으로 이야기할까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출석해 경찰조직을 위해 할 이야기는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조 청장은 2010년 3월 노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가 드러나자 자살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유족으로부터 고발됐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