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만 도는 교장선생님, 얼굴 잊을라”… 하루 근무 하루 출타도 허다
입력 2012-04-20 19:08
전남지역 일부 학교 교장들의 과다 출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방학을 뺀 수업일수 202일에 출장일 만 100일이 넘어 ‘하루 근무, 하루 출장’이 일상화된 교장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선 학교장 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80일 이상 출장을 다녀온 교장이 64명이었고, 이들 중 16명은 100일 이상이었다.
특히 학교 교직원들의 전체 출장비 중 25% 이상을 혼자 쓴 교장이 10명이나 됐다. 출장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불필요한 출장을 다녀온 교장도 4명으로 파악됐다.
실제 곡성 A초교 교장은 2010년에 121일, 지난해 1∼9월 말 124일 출장을 다녀와 출장비로만 각각 335만원과 337만원을 썼다. 이 교장은 폐교 관리상태 점검을 위해서만 13차례 출장 가거나 꽃 구입, 지역축제 등에 참석도 출장 처리했다.
부적절한 출장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강진 B초교 교장은 지난 한해 관내 출장 99일, 관외 출장 42일 등 모두 141일을 다녀와 출장비 387만4000원을 사용했다. 출장 사유도 재배작물 관리, 염화칼슘 수령, 조경수 시장조사, 악기수리 등 교장이 꼭 가지 않아도 될 출장이었다.
담양 C초교 교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모두 181일 출장으로, 여비 659만원을 받았다. 특히 그는 지난 2월 직원 자녀의 광주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관외 출장으로 처리해 출장비 4만5000원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구례 D중, 순천 E고에서도 교장들이 100일 이상 출장가면서 수백만원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무원 여비 규정에는 ‘교육 과정과 무관한 출장의 경우 공무가 아니면 출장비를 받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 교장들은 “장기 연수가 많았거나 관내 2∼3시간 출장도 1일 출장으로 잡는 바람에 횟수가 많아진 것”이라며 “부적절한 출장은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교장들의 출장 남용은 학교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일반교사와 달리 교장은 교육청 승인 등 별도 절차가 없다는 것이 원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학교장의 출장 남용을 개선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과도한 학교장 출장에 대해 최근 공문을 보내 80일 이상 초과하지 말 것 등을 지시했다”며 “과도한 출장은 학사운영 차질과 면학 분위기 위축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