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석유분쟁, 다시 전면전 위기로
입력 2012-04-20 18:59
오랜 내전 끝에 두 나라로 쪼개진 아프리카의 수단과 남수단이 유전지대 소유권을 놓고 다시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수단이 18∼19일(현지시간) 전투기를 동원해 남수단을 폭격해 양측에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남수단이 지난 10일 군대를 동원해 유전지대인 헤글리그 지역을 장악한 데 따른 것이다. 헤글리그는 국경에 위치해 있고, 양국 모두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이날 “남수단에 무력으로 마지막 교훈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지난 16일 수단 국회가 남수단을 적국으로 규정하며 남수단의 집권당인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의 축출을 결의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에 남수단의 정부 대변인은 “수단의 4차례 공격을 물리쳤다”면서 “우리는 영토를 사수할 뿐이며 수단을 우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돌이 심해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양측에 제재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아랍연맹은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나라는 공격을 중단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수단과 남수단은 1983년부터 내전을 치르면서 20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2005년 미국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남수단은 이후 주민투표를 거쳐 지난해 7월 수단에서 분리 독립했다.
수단은 아랍계 무슬림이, 남수단은 기독교·토착종교 신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매장량 60억 배럴로 아프리카 5위 석유생산 국가인 수단의 전체 유전 중 75%가 남수단에 있는 반면, 정제시설 송유관 등은 북부에 몰려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