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사건’ 연루 부하·심복·기업인 등 수십명 구금 조사중… 원자바오 총리 경호대장도 포함

입력 2012-04-20 23:18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으로 체포된 인물 수십 명 중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경호대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지금 허베이(河北)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 있는 구금 시설로 압송돼 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사이트 둬웨이(多維)가 19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중국 관영 매체도 원 총리 경호대장이 바뀐 사실을 보도했으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었다.

이들 중에는 보시라이의 부하와 심복은 물론 보시라이와 정경 유착 관계를 유지했던 기업인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원 총리 경호대장 리룬톈(李潤田, 중앙 판공청 경위국 부국장, 현역 소장)은 보시라이 측과 내통해 고위층 움직임을 알려준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전했다. 리룬톈이 보시라이 실각을 주도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 총리 쪽 동향을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을 포함한 보시라이 측에 흘렸을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보시라이 사건을 처리하는 막후에서 각 파벌이 상대 진영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엄청난 정보전을 펼쳤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내란설’로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룬톈은 지난달 9일 ‘양회’ 때도 광시(廣西) 대표단 토론회에 참가한 원 총리를 경호했으나 이달 2일부터 3일까지 원 총리가 푸젠(福建)성을 방문했을 때는 후임자인 왕칭(王慶, 부국장)이 동행했다. 이에 따라 리룬톈은 지난달 양회 뒤 원 총리 경호대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중앙 판공청 경위국은 ‘중난하이(中南海) 금위군(禁衛軍)’으로 알려져 있다. 황제 신변 안전을 책임지던 부대에 빗댄 것이다.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서열 5위까지는 경위국 부국장이 한 명씩 배치돼 있다.

리룬톈 외에 조사받고 있는 인물 중에는 보시라이 충복으로 꼽히는 샤쩌량 충칭시 난안구 서기와 다롄 기업인으로 보시라이 돈 줄 역할을 했던 푸옌빈 다롄 정위안(正源)부동산 회장도 포함돼 있다고 둬웨이는 전했다. 샤쩌량은 영국인 닐 헤이우드 살해를 위한 청산가리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 보시라이가 2명을 추가로 살인토록 교사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0일 열린 공산당 간부 회의에서의 보시라이 사건 수사보고 내용을 회의에 참석했던 충칭시 전 관리 말을 인용해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보시라이가 청두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피한 왕리쥔을 추적하도록 자신의 경호세력에 명령, 이 과정에서 운전기사 등 왕리쥔 측근 7명이 체포됐고 이들 중 2명은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홍콩 언론은 1명이 추후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 행적과 관련해서는 미 국무부가 18일(현지시간) 마침내 입을 열어 “보과과는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관측통들은 보과과 문제가 이미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골치 아픈 외교문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