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되는 새누리 ‘잠룡’들 非朴연대… 鄭·李·金 “뭉쳐야 朴독주 차단”

입력 2012-04-20 18:56


새누리당 잠룡(潛龍)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하는 비박(非朴)연대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대권 출마를 결심했거나 고심 중인 정몽준,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이르면 내주 중 3자회동을 갖고 비박연대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정 의원은 19일 이 의원을 만나 여러 현안을 상의했고 총선 직후에는 김 지사와도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 의원이 나서서 비박연대를 조율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정 의원 측은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3인 회동 일정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 의원은 대선승리를 위해 뜻을 가진 분들이 서로 힘을 합치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박연대가 급물살을 타는 것은 당내에서 박근혜 대세론에다 대선후보 경선 무용론까지 나오는 마당에 각자도생으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독주를 꺾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의원과 김 지사는 4·11 총선을 거치면서 세가 급속히 위축된 상황이고, 이 의원 역시 친이명박계 몰락과 함께 정권심판론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행보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까이는 내달 15일 전당대회와 8월로 예상되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위원장을 견제하는 공동연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수도권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이들 3인 주자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당 핵심관계자는 내다봤다.

잠룡들의 개별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정 의원은 여의도에 캠프사무실을 물색하고 있으며 오는 27일쯤 대선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박 위원장의 수도권 한계론 등을 설파하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도 지난 18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전당대회 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측근은 “김 지사는 경쟁구도를 활성화시켜야 결과적으로 정권재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결심이 서는 대로 경기지사직을 던지고 본격 레이스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 의원은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 파문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대권 출마는 아직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대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군불을 지피고 있다.

한편 오는 12월 19일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이 선거 240일 전인 23일부터 시작된다. 정치권이 8개월간의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을 제외한 광역·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공직자는 후보등록을 하려면 사퇴해야 한다. 등록 후에는 선거사무소 설치, 사무소 앞 현수막 설치, 명함배포 등이 가능하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