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발레리노들 ‘희망의 춤’을 추다…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
입력 2012-04-20 18:30
시추에이션 휴먼다큐 그날(MBC·21일 오전 8시50분)
노숙자와 발레리노. 어울리지 않는 이 엉뚱한 조합은 실험 영화 제목 같지만 실화다. 지난해 홈리스 발레리노들은 서울발레시어터와 함께 공연도 했다. 그들이 무대에 올린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1300명의 관중들은 한호와 박수를 보냈다.
굳을 대로 굳어버린 몸,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 무대 위에 서는 두려움, 그들이 공연을 해내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들의 발레 선생님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이 내민 소통의 손이 큰 도움이 됐다. 제임스 전은 “처음에는 다 힘들어하셨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공연을 보면서 공연자들이 홈리스인지 몰랐을 만큼 잘했다고 칭찬했다.
올해는 더 많은 홈리스 아저씨들이 용기를 내서 발레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에 들어서는 홈리스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서울 지하철 안암역에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임진희씨는 “슈즈신고 발레 연습하다 보면 내가 다른 발레리노하고 똑같은 발레리노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 홈리스라고 하면 구걸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은 절대 구걸을 하지 않는다. 자립을 위해 역 앞에서 잡지를 판매하고, 발레 축구 수영 바리스타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러면서 세상과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