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홀 듀오디큐플 악몽 씻었지만… 나상욱 텍사스오픈 첫날 7오버파 난조, 결국 기권

입력 2012-04-20 18:37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 안토니오 AT&T 오크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

재미교포 나상욱(29·미국명 캐빈 나)은 1라운드 9번홀(파4·474야드)에서 듣기에도 생소한 듀오디큐플(Duodecuple)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었다. 기준 타보다 무려 12타를 더 치는, 프로선수로는 있을 수 없는 최악의 기록이다. 명예회복을 다짐한 나상욱은 1년 뒤 이 대회에 다시 출전했고 9번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지난 17일 연습라운드 때는 전기톱을 갖고 가 숲에 들어가면 나무를 잘라 버리겠다고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20일(한국시간) 열린 1라운드에서 나상욱은 문제의 9번홀에서 안전하게 6번 아이언으로 플레이를 펼친 끝에 파로 마무리했다. 지난해보다 한 홀에서 무려 12타를 줄인 셈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상욱은 9번홀 페어웨이를 걷다 캐디백에서 티셔츠와 옷걸이를 꺼내 나무숲에 걸어놓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를 본 중계진은 “캐빈 나 메모리얼”이라며 그의 유머감각에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나상욱은 3번홀(파3) 트리플보기, 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에다 보기 4개에 버디는 2개에 그치는 난조 속에 7오버파 79타를 적어내고 결국 기권했다. 파3홀 공략에 애를 먹은 나상욱의 그린 적중률은 28%에 그쳤다. 나상욱은 지난해 예선탈락했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7·나이키)은 14개홀을 돌면서 보기 4개에 쿼드러플 보기(+4) 1개를 합쳐 8오버파를 기록한 뒤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버디와 보기 각 3개씩을 맞바꿔 이븐파 공동 35위로 9명의 한국(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고, 노승열(21)이 1오버파 73타로 공동 61위를 달렸다.

한편 보기 없이 버디를 무려 9개나 잡은 매트 에브리(29·미국)가 코스 레코드(8언더파)를 1타 경신하며 첫날 선두에 나섰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