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중복장애인 교육에 26년째 헌신… 장애인의 날 국민훈장 모란장 받은 ‘라파엘의 집’ 정지훈 원장
입력 2012-04-19 21:40
“교육을 통해 시각중복장애인의 삶을 부축하다 보니 큰 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라파엘의 집’ 정지훈(54·시각장애 1급) 원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각중복장애인 161명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애인의 날인 20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
정 원장은 전북 익산 중앙초등학교 5학년 때 실명했다. 서울맹학교를 거쳐 대구대 특수교육학과에 입학해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오는 8월 졸업을 앞두고 그가 쓴 박사학위 논문은 ‘중도중복 시각장애 학생 어머니의 건강 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연구’이다.
그는 1987년 시각 중복·중증장애인을 위한 서울 라파엘의 집에 무보수로 입사해 시청각장애인 3명에게 우리나라 최초로 교육을 통해 의사소통의 길을 열어줬다. 91년 여주에 터를 잡고 94년부터 순회교육제도를 활용해 파견교사의 도움으로 현재 12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입학년도가 초등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20세가 초등 1학년인 경우도 있다. 정씨는 “우리나라에서도 헬렌 켈러와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는 20일 제32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정 원장을 비롯 한국장애인연맹 채종걸(51·지체장애 3급) 회장 등 7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한다.
올해의 장애인상은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을 해온 방송인 겸 연극배우 이동우(본명 김동우·43·시각장애 1급)씨와 30여년 동안 인장업에 종사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온 ㈔제주지체장애인협회 소속 박효민(52·지체장애 1급)씨가 받는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