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새터민 어린이들 야구하며 즐거운 추억 쌓게 해준다… ‘고양 허구연 무지개 리틀야구단’ 창단
입력 2012-04-19 19:23
다문화와 새터민가정 어린이들을 주축으로 한 야구단이 창단된다.
고양시는 다문화가정 어린이 16명과 새터민가정 어린이 5명 등 21명으로 구성된 ‘고양 허구연 무지개 리틀야구단’ 창단식을 오는 23일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갖는다고 19일 밝혔다.
고양시는 리틀야구단 훈련을 위한 야구장을 제공하며, 야구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단장을 맡은 허구연(사진) KBO(한국야구위원회)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이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야구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문화 어린이 야구단이 창단되기까지는 허구연 단장의 공이 컸다. 허 단장은 6개월 전부터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한 야구단 창설을 위해 일부 지자체들과 접촉했다. 그중 자신이 스포츠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고양시로부터 적극적인 후원 의사를 받아내면서 창단을 성사시켰다. 다문화 어린이 야구단이 만들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허 단장이 다문화 어린이 야구단을 만든다는 소식에 일부 야구인들은 재능기부와 자원봉사의 대열에 합류했다. LG트윈스 2군 감독을 지낸 박용진씨와 롯데자이언츠 2군 감독 출신 임호균씨는 각각 무보수로 감독과 코치를 맡기로 했다. 또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는 입장료 수입 전액을 내놓기로 했다.
야구단 어린이들은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마다 킨텍스 리틀야구장에 모여 야구 기술을 배우게 된다. 고양시는 새터민 어린이들의 추가 신청이 있을 경우 선수단을 30명까지 늘려서 운영할 계획이다.
허 단장은 “고양 무지개 리틀야구단의 목표는 엘리트 선수를 길러내는 게 아니라 야구 놀이를 통해 즐거운 추억을 쌓게 해주려는 것”이라며 “프로야구 경기 관람이나 음악회·미술전시회 감상, 산업체 시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원이나 안산, 용인 등 다문화가정이 많은 다른 지자체들도 다문화 어린이 야구단을 만들면 다문화 리틀 야구 리그도 운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터넷을 통해 선수단 모집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아들(7)의 가입을 신청한 뭉흐나상(30·여·몽골출신)씨는 “평소 아들과 집 근처 공원에서 달리기 하는 게 스포츠 활동의 전부였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