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만한 건 참고… 합치고… 이혼 줄고 결혼 늘었다

입력 2012-04-19 19:06


지난해 결혼은 늘고 이혼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1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32만9087건으로 전년보다 2983건, 0.9% 증가했고 이혼은 11만4284건으로 전년보다 2574건, 2.2% 감소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비혼(非婚)·만혼(晩婚)과 협의이혼 풍조가 만연하면서 혼인 감소, 이혼 증가가 경향적으로 진행돼 온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 구조적으로 혼인적령기 인구의 증가, 2008년 도입된 이혼숙려제 도입 등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혼·만혼 및 협의이혼 풍조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이혼의 경우는 경기침체의 여파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먹고살기 힘든데 이혼까지 하면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세대 주니어는 혼인적령기=베이비붐세대(1955∼63년생)의 2세 역시 타 연령대보다 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 가운데 1979∼83년생들이 현재 29∼32세로 혼인적령기를 맞고 있어 최근 혼인건수가 늘고 있다.

연령별 혼인율은 여성은 30대 초반(30∼34세)이 27.3%로 10년 전 13.0%보다 크게 늘었으나 아직까지는 20대 후반(25∼29세)이 43.1%로 가장 높았다. 남성의 경우는 30대 초반이 37.5%, 20대 후반 28.4% 순이었다. 만혼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은 증가세=이혼은 1998년 10만건을 돌파하고 2003년 16만6617건으로 급증한 후 주춤세를 보였으나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협의이혼이 일반화되고 있으나 이혼 신청 후 1∼3개월간의 고민 기간을 갖는 이혼숙려제 도입이 이혼건수 감소에 기여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 비중은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의 52.6%였으며, 숙려제 도입 이전인 2007년까지는 70%대였고 2008년 이후 60%대로 낮아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반면 50대 이상 이혼은 2004년 이후 증가세다. 지난해 50대 이상 이혼건수는 3만5191건으로 전년보다 2025건, 6.1% 증가했다. 평균 이혼연령도 지난해 남성 45.4세, 여성 41.5세로 10년 전보다 남녀 각각 5.2세, 4.8세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혼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3.2년으로 전년보다 0.2년, 10년 전보다 2.1년 길어지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이혼건수 중 혼인지속 기간 ‘20년 이상’ 비중은 지난해 24.8%로 ‘4년 이하’(29.9%) 다음으로 많았으나 10년 전(14.8%)보다 10% 포인트나 급증했다. 황혼이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