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충칭모델 손본다… 국무원, 보시라이 집권 당시 정부지출 감사 착수

입력 2012-04-19 19:01

중국 정부 당국이 최근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정권 하에서 이뤄졌던 수십억 달러 정부 지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국무원은 18일 관련 부처와 충칭시 정부에 공공지출과 공공주택사업 관련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이는 보시라이가 드라이브를 걸었던 정부 주도 경제성장정책인 이른바 ‘충칭 모델’에 대한 손보기에 나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보시라이 후임 장더장(張德江) 서기도 보시라이 유산 지우기에 적극 나섰다. 그는 이전 정권 하에서 무리하게 추진됐던 정부 프로젝트와 지출 정책을 과감하게 취소하거나 삭감했다.

10월 개최 예정인 충칭국제엑스포의 경우 조경예산을 1억5000만 위안에서 3000만 위안으로 대폭 줄였다. 보시라이 정권 하에서 2012년까지 240만 가구에 공급기로 했던 임대주택 계획도 보류됐다.

충칭 모델은 정부의 거액 금융조달, 인프라 투자, 공공주택 건설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마오쩌둥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신좌파’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실제 성장을 견인해 충칭의 성장률은 지난해 16.4%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성장률 9.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충칭모델은 과도한 지출에 따른 지방 정부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지난해 이뤄진 7600억 위안의 고정자산 투자액 대부분이 보시라이가 세운 8개 투자전문기구에 의해 조달됐다.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융자(refinancing)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부채 상환 능력이 의문시되고 있다. 충칭시가 발행한 지방채 금리는 현재 연 8% 수준으로 2010년 연 5.8%에서 크게 뛰었다. 차이나스코프 애널리스트 주챠오핑은 “시장이 충칭시 부채 부문이 위험하다고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