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버그, 독단경영 논란… 인스타그램 인수과정서 이사회 완전 배제

입력 2012-04-19 19:01

“그는 통보할 뿐입니다. 상의하지 않아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27)가 이달 초 사진공유 소프트웨어업체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1조2000여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커버그는 지난 5일 협의를 시작한 지 3일 만인 8일 인스타그램 CEO 캐빈 시스트롬(28)과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페이스북 최대 규모의 인수작업을 20대 CEO 둘이 단 3일 만에 끝낸 것도 놀라운 일인데다, 주커버그가 타결 당일에야 이메일을 통해 이 사실을 이사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점에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이사인 마크 안드레센은 그날 주커버그의 집에서 저녁 6시에 시작된 이사회가 1시간쯤 진행되고 있을 때 시스트롬이 최종 사인을 위해 회의장에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그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WSJ는 보도했다.

둘의 단독 협상으로 인수가 가능했던 것은 주커버그가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페이스북의 지분 57%를 보유한데다 시스트롬 역시 지분이 45%나 되기 때문이다.

스피드와 정보 독점이 중요한 IT 업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음 달 상장을 앞둔 세계적 기업의 경영 방식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드렉셀대 경영대학원 법인지배구조센터의 랠프 워클링 소장은 “이사회는 CEO 견제기구”라며 “특히 소액주주를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