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 실각 최대 수혜자”… 총서기직 엿보는 보시라이 통제 못할까 우려

입력 2012-04-19 23:48


중국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실각으로 인해 정국 불안 속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에 혼란을 겪고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인 야심이 큰 보시라이가 시 부주석이 오는 10월 18차 당대회(18대)에서 넘겨받기로 돼 있는 총서기직을 엿보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 부주석은 그동안 같은 태자당인 보시라이가 순순히 자신의 영향력 안에 들어오지 않을까봐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보시라이가 충칭에서 대대적으로 벌인 창훙다헤이(唱紅打黑,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고 범죄를 척결한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던 시 부주석으로선 ‘보시라이 사건’으로 인해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보시라이가 완전히 몰락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부주석은 18대를 앞두고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발언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지난 9일 군사위 회의에서 “차기 지도부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후진타오 주석이 총서기직뿐 아니라 국가 주석, 군사위 주석까지 조기에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는가 하면 후 주석이 먼저 장 전 주석을 찾아가 보시라이 문제 처리를 위해 동의를 구했다는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도 후 주석계의 공청단파가 자파 세력 비중을 높이기 위해 현재 9명인 상무위원 수를 7명으로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상무위원 수는 2002년 11월 16차 당대회 당시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상무위원 9명은 공청단파, 태자당, 상하이방 3세력이 세력 균형을 이루기 위한 타협의 산물”이라며 “상무위원 수에 변화를 준다면 정치 판도에 있어서 엄청난 변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18차 당대회에서는 현재 상무위원에 진입해 있는 시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 외에 후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나머지 7명은 모두 물러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상무위원 수에 변화가 없다면 왕양(王洋) 광둥성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 조직부장, 류윈산(劉雲山) 중앙 선전부장(이상 공청단),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서기(이상 태자당),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이상 상하이방)가 차기 상무의원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시라이 사건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 때문에 18대를 오는 10월이 아닌 12월이나 내년 봄에 열지 모른다는 시각도 대두된다.

한편 보시라이의 부패사건에 연루돼 의문사한 영국인 사업가의 사망 직전 행적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독살된 것으로 알려진 닐 헤이우드가 보시라이의 최측근 장샤오쥔과 사망 전날 베이징발 충칭행 비행기에 같이 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19일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