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그바 한방에… 고개 숙인 메시, 할말 잃은 바르샤

입력 2012-04-19 18:54

‘유효슈팅 1-6, 슈팅 3-13, 코너킥 1-8, 볼 점유율 28-72’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1차전 첼시(잉글랜드)-FC바르셀로나(스페인) 전에서 나온 기록이다. 기록으로만 보면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바르셀로나가 승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스코어는 첼시의 1대 0 승리였다.

이날 첼시가 기록한 단 한번의 유효슈팅이 바로 결승골로 연결됐다. ‘원샷원킬’의 주인공이 바로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였다. 전반전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47분 드로그바의 발끝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이 터졌다. 프랭크 램파드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리오넬 메시로부터 공을 빼앗아 왼쪽 측면에 있던 라미레스에게 연결했다. 라미레스는 아크 왼쪽까지 질풍처럼 드리블한 뒤 오른쪽에서 나란히 돌파하던 드로그바에게 패스했다. 드로그바는 왼발로 논스톱 슛을 날렸고, 볼은 상대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의 발에 맞고 오른쪽 골 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의 자존심인 첼시가 지난해 챔피언인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리고 결승 진출에 청신호를 켜는 순간이었다.

2007∼2008시즌이후 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노리는 첼시는 오는 25일 오전 3시45분 스페인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대망의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이날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16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2연패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드로그바는 “첼시가 3년 전 탈락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그때보다 더 강해졌다. 바르셀로나에 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뒀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첼시는 2008∼2009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마이클 에시엔의 골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페널티킥 판정을 여러 차례 외면당한 끝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통한의 동점 골을 허용하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의 드로그바는 벤치에서 슬리퍼를 신은 채 판정에 항의하며 중계 카메라를 향해 양손으로 ‘X’자를 그려 6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