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선 출정식’ 숨고르나… “출판기념회 계획 없다” 공식 부인
입력 2012-04-19 18:30
김두관 경남지사의 측근인 전창현 정무특보는 19일 김 지사가 5∼6월 대선 출정식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김 지사가 책을 쓰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출판기념회 보도를 부인한 것은 김 지사가 대선출마에 대한 최종 입장정리를 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김 지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경남지사에 당선됐을 때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고 도정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유권자들과의 이런 약속 때문에 대선출마 행보를 하는 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4·11 총선은 그에게 대선출마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 게 사실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경남 선거에서 기대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그 틈새를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출신지(경남)와 정치적 기반(친노·親盧)이 겹쳐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돼 왔다. 총선 후 문 고문의 국민 지지도가 주춤한 상태여서 김 지사로서는 ‘욕심’을 내볼 만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주변 사람들이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거론하지만 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약속’은 이미 어겼다. 김 지사는 총선 선거전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2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지사는 ‘리틀 노무현’이라 불릴 정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닮았다는 게 정치적 강점이다. 입지전적 인물인 데다 권력의지가 강하다. 그는 경남 남해의 시골마을 이장을 지낸 뒤 최연소 남해군수를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40대에 행정자치부 장관에 발탁됐다. ‘서민의 희망’으로 불릴 만하며, 친화력 또한 대단하다.
친노그룹에 속하면서도 색깔이 진하지 않아 당내 비노(非盧)세력의 거부감이 적은 것도 강점이다. 특히 호남 및 동교동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당내 경선이 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정동영 등 5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승산이 없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국민 지지도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2∼3%에 머물러 있다. 당내 선두인 문재인 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손학규 상임고문에게도 밀리는 상황이다. 8월쯤 예상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전당대회가 완전국민경선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여론조사 지지도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따라서 그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향후 2∼3개월간의 여론조사 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문 고문 지지도가 지금처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더불어 계속 3강 구도를 형성할 경우 김 지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 고문 지지도가 다소 떨어지고, 손 고문 지지도 또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성기철 기자, 창원=이영재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