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독인들 “조상들 만행 부끄럽습니다”… 눈물 글썽이며 사죄의 기도

입력 2012-04-19 21:24


“일본 정부가 식민지 지배실상을 바르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본 것을 일본에 가서 친구들에게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서울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통역관의 설명에 일본 성도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내 눈자위가 붉어졌다. 질문이 이어졌다.

“예? 그게 사실인가요?”

일본아가페세계선교회(회장 이요셉 목사·52·동경 평화교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 10여명은 ‘역사적 진실’을 알기 위해 19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일제의 만행으로 얼룩진 역사의 현장을 돌아봤다. 충남 아산 샤론교회(담임 최규명 목사) 초청으로 내한한 이들은 일본인이 한국인을 잔혹하게 학살하거나 고문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을 때마다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곤 형무소 안에서 참회의 기도를 드렸다. 역사관 지하 고문실 앞에 다다랐을땐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대신 사죄하기도 했다.

우에다 도키코(79)씨는 “한국인에게 깊은 상처를 준 데 대해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혼다 나오미찌(58)씨는 “많이 놀랐습니다. 일본이 저지른 행위에 마음이 아픕니다.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며 한국과 일본이 더불어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히라오까 미찌코(74)씨는 조선의 여성들이 감옥에서 수치심을 느끼도록 성폭행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였다. 이들을 초청한 이요셉 목사는 “한국교회와 사회는 지난 날 일본 정부가 저지른 역사를 일본인들에게 바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문단은 이어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과 유관순기념관·기념교회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의 크리스천들이 하나 돼 화해의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문단은 21일까지 머물며 아산 샤론교회와 예산교회 등에서 예배를 드리며 한국교회의 성장 비결도 배울 예정이다.

일본아가페세계선교회는 매달 기도모임을 갖고 일본 복음화를 위한 전도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가까운 나라 일본이 복음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도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일본 03-3621-4481, 일본 셀폰 080-5424-4481).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