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재활기구 개발로 장애인 손발이 되다… 서울시복지상 장애인분야 대상 국립재활원 김종배 과장
입력 2012-04-18 19:20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카이스트(KAIST) 산업공학도가 국립재활원 책임자로 첨단 재활기구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시복지상 장애인분야 대상 수상자로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김종배(51·사진) 재활보조기술과장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김 과장은 3년여 동안 국가적인 재활공학연구개발사업을 이끌면서 ‘장애인 참여형 연구’를 정착시켰다. 첨단 재활공학을 적용한 식사보조로봇, 욕창 방지용 휠체어, 장애인 그림 도우미 기기, 휴대용 경사로와 운동이 부족한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게임 등 특허 16건, 시제품 14건, 상용화 2건 등의 획기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85년 9월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과정 마지막 학기 초에 친구 집 옥상에서 떨어져 목뼈를 다쳐 팔꿈치만 겨우 들어 올릴 수 있는 전신마비 1급 장애인이 됐다.
자신의 힘으로는 휠체어 바퀴를 굴릴 수 없어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태에 있을 때 그의 사연을 알게 된 장애인 동료들이 찾아와 용기를 북돋아준 것을 잊지 않고 있다.
몸을 다친 지 5년 뒤쯤 개인용 컴퓨터와 전동휠체어가 보급되면서 ‘다시 하면 된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1996∼2001년 한국척수장애인 수레바퀴선교회 정보통신센터 소장을 지내면서 중증장애인들을 도왔다. 이 과정에 천안 나사렛대 재활학과에서 강의하면서 재활보조공학 분야가 불모지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김 과장은 장애인이 된 지 16년 만인 40세에 미국 피츠버그대학으로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현지에서 4년 만에 재활공학 박사가 됐고 박사후과정을 거쳐 정식 조교수로 임명됐다. 그때 마침 국립재활원이 재활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그를 연구원으로 초빙하자 미국 생활에 미련을 갖지 않고 한국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김 과장은 “장애인 재활기구는 연구개발비가 많이 드는 반면 수요가 많지 않아 제작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장애인들이 재활기구를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게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