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보급 앞장서는 금태동씨 “기도로 영혼 맑게 하고 한잔의 차로 육신을 맑게…”

입력 2012-04-18 18:16

“흔히 다도라고 하면 불교적인 색채를 떠올리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영혼을 맑게 하는데 필요한 것이 기도라면 육신을 맑게 하는데 필요한 것은 한 잔의 맑은 차입니다.”

보이차 전문가로 교계에 널리 알려진 금태동(52·새샘교회·사진) 맑은차네트워크 ‘보이객잔’ 팽주(차를 다려내는 사람)의 말이다. 그는 단순히 차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맑은 차를 통한 문화선교 확산에 주력하려는 의지가 강렬하다.

차의 역사가 5000년에 이른다고 하니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삼국지 첫머리 내용에 유비는 맑고 향기로운 차를 구하여 어머니께 드리기 위해 양자강 기슭에서 상인들에게 보검을 풀어주고 차 항아리를 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시기에도 차는 매우 귀중한 유통 상품임을 대변하고 있다.

“좋은 차는 맑은 차이어야 합니다. 맑은 차는 비료와 농약으로부터 오염되지 아니한 차여야 합니다. 그리고 체질에 맞는 따뜻한 기운이 넘치는 차여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차가 보이차 중에서도 대엽종 고수차가 으뜸이라는 설명이다.

금씨는 요즘 교회, 기업체, 학교 등에서 밀려드는 다회 및 차 강연 요청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이하 한기예총)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다 보니 직무특성상 수많은 크리스천 문화예술인, 교계 지도자들과의 교분이 깊다. 이들에게 끊임없이 맑은 차와 선교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교회 내에 맑은 차 사랑방을 운영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금씨의 목표는 전국 교회에 ‘보이객잔’ 차 사랑방 1000곳을 개설하는 것이다.

일반인에게 보이차는 세 가지 속설이 있다. 첫째, 매우 비싸다. 둘째, 전부 가짜다. 셋째, 건강에 매우 좋은 차다. 이러한 내용의 진위에 대한 그의 설명은 명료하다. “귀하니까 비싼 것 맞습니다. 그러나 턱없이 비싼 이유는 상인들의 농간이 심하게 작용한 탓입니다. 전부 가짜가 아니라 유통되고 있는 보이차가 대부분 품질등급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건강에 좋은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품질이 좋은 차를 수급하여 마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차마고도의 시작점이자 보이차 유일 산지인 중국 윈난성 멍하이 지역에서조차 맑은 차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보이차가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키면서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중국정부 주도로 방대한 지역에 차나무를 밀식형으로 재배하여 생산량을 늘리다보니 비료와 농약의 살포가 일반화 된 이유다. 그래서 아직은 문명의 손길이 덜 닿은 십팔대 차산 이곳저곳을 누비며 고산지역에 방치된 수령 300년 이상의 차나무 군락을 찾아 채엽하고 이를 정갈하게 제다한 차는 매우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차 애호가들의 네트워크인 ‘보이객잔’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국내외에 20여 지부가 결성돼 있다. 이 모임의 고문역으로 한기예총 중앙회장인 김소엽 시인, 전 연세대 교수 전규태 박사, 수채화가 김세견 화백, 구능회 노량진 교회 장로 등이 참여하여 외연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간 개최한 차회를 통하여 정근모 전 장관,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원로작곡가 박재훈 목사, 김상원(전 대법관) 장로, 원로배우 정영숙 권사 등 수많은 기독교계 원로 인사 초청 차회를 가진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금씨는 “교회의 심방문화에 맑은 차가 접목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심방을 받는 가정들의 과시적 상차림 관행을 없앨 수 있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들의 심방 스트레스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끊임없이 심방 순례를 하는 목회자들의 입장에서도 맑은 차를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 일석삼조라는 설명이다.

금씨는 한기예총 호남지회와 함께 18일 오전 10시 전남 여수 달천교회에서 여수 세계박람회 성공을 기원하는 신춘 차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보이차의 역사와 유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