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개선에 한국교회 협조 희망”… 성김 주한 美대사 한기총 방문
입력 2012-04-18 18:16
성김(52·한국명 김성용) 주한 미국대사가 1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방문해 기독교계의 협조를 구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연지동 한기총을 방문한 김 대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국교회의 기도와 협력을 당부했다.
김 대사는 “만나주셔서 감사드린다. 오래 전부터 뵙고 싶었다. 그 이유는 한국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이 공고히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미 국무부 한국과장과 6자 회담 특사 때부터 북한의 인권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교회의 협조를 받길 원한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거듭 강조했다.
홍 대표회장은 “주한 미국대사가 한기총에 방문한 것은 1989년 설립 이래 처음있는 일”이라며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에 관심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미국은 120여년 전 이 땅에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이고 6·25 때 한국을 도운 우방이다. 한국교회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회장이 오는 6월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교회 6·25 성회에 축사를 맡아 달라고 요청하자 김 대사는 일정을 맞춰 보겠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 지도자 50여명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와 한·미 교회 부흥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대통령 선거 일정으로 바쁠 것이지만 공문은 전달하겠다고 했다.
대화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45분 가량 진행됐다. 홍 대표회장이 “언론에서 볼 때 보다 훨씬 잘 생겼다”고 덕담을 건네며 “혹시 우파냐”고 묻자, 김 대사는 “나는 외교관”이라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대사는 중학교 1학년 때인 1970년대 중반 기독교 신자인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했으며 검사생활을 하다 외교관으로 이직했다. 한국교회는 사상 첫 한국계 출신의 주한 미 대사 기용으로 한·미 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사의 이날 한기총 방문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국내 정치과 제니퍼 반즈컨스 2등 서기관, 통역 및 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