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사모의 땅끝 일기] 에스더의 첫돌 잔치
입력 2012-04-18 18:16
눈물이 납니다. 너무나 감사해서 눈물이 흐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딸∼. 눈이 가고 손이 가고 그리고 온 마음이 가게 되는 우리 딸, 주님이 주신 너무나 귀한 선물, 지금은 저의 전부가 되어버린 귀중한 우리 에스더의 첫 번째 생일입니다.
27주 만에 1.3㎏으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낳아준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제 품으로 날아온 아기 천사 에스더. 인형처럼 너무 작아 아무리 미숙아로 이 세상과 만났지만 깃털처럼 가볍다는 말을 그대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아기입니다. 너무 작고 가벼워 목욕을 시킬 때마다 가슴 졸이며 기도로 목욕시켰던 우리 에스더….
1.3㎏으로 태어난 아기천사
신생아 옷들이 다 커서 언제나 우리 딸이 자라 이 옷이 맞을까 생각하며 옷을 입힐 때마다 조심 조심합니다. 기저귀가 에스더의 가슴까지 올라와 땀띠가 날까봐 기저귀를 갈 때마다 호∼호∼ 불어가며 엉덩이를 두드립니다. 분유 먹고 나면 트림시키려고 안아 가슴에 대고 등을 두들깁니다. 가슴에 안은 아기의 심장이 두근두근하면 제 가슴은 목 끝까지 한숨이 몰아쳐 밀고 올라왔습니다.
‘오늘은 왜 응가를 아직 안 할까’ 생각하며 괜스레 기저귀를 만져보다가 “뽕∼” 소리에 박수치며 우리 딸 응가 잘 하라고 응원하고, 응가 색깔이 좀 그러네, 응가 냄새가 좋네 안 좋네 하며 가슴 졸이며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 가슴 졸이던, 때론 벅차던 그 수많은 시간들이 아기의 첫 돌잔치 위에 놓여 있는 한 개의 촛불에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에스더가 우리 집에 오던 주일날 새벽은 별이 너무도 많이 반짝여 우리를 바라보는 에스더의 눈이 별이 되어 버린 것 같았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곤하게 잠을 자는 에스더의 모습을 동이 트도록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습니다.
첫 번째 감기가 들어 보름을 날 밤을 새면서도 그저 에스더가 저희 옆에서 잘 자라주는 것이 정말로 고마워 힘든 줄 모르고 지났던 시간들이 지금은 제 가슴 속에 훈장이 되어 있습니다. “어∼ㅁ∼마∼” 첫 번째 엄마소리에 제 귀를 의심하며 “들었지! 들었지! 에스더가 엄마하는 소리 들었지“ 무슨 승전보라도 전하는 사람처럼 소리치고 좋아했던 시간들이 지금도 저를 미소 짓게 하고 있습니다. 에스더를 키우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이젠 저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고 있는 엄마를 만들었기에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무지개떡을 하고 과일을 씻어서 예쁜 접시에 수북이 담습니다. 거기다 장미꽃과 언니 오빠들이 좋아하는 과자,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장식한 예쁜 풍선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생크림 케이크까지 오늘은 정말 기쁘고 행복한 날입니다. 또 빠질 수 없는 한 가지, 성경책! 에스더가 하나님 말씀 안에서 잘 자라주기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생일상 가운데 놓고 에스더를 품에 안고 축복기도를 드렸습니다.
온 동네 분들이 축하해줘 감사
아이 한 명을 잘 키우려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함께 키워야 한다는 인디언들의 속담처럼 우리 에스더 잘 자라라고 바쁜 중에도 케이크와 꽃, 선물을 준비해 돌잔치에 오신 군수님, 면장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 에스더 이모를 자처하시는 태국에서 시집온 바기 이모, 유 이모, 필리핀에서 시집온 정아 이모까지 정말 모두 모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우리 에스더는 오늘 30명의 언니 오빠들과 함께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생일상을 받는 아기가 되었습니다.
따뜻한 봄바람이 가득 불어옵니다. 벚꽃이 만발하고 산에 분홍색 진달래, 개나리가 피어 우리 주님의 꽃다발로 선물이 왔습니다. 함께 기도로 키워주신 에스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에스더의 첫 번째 생일에 우리 주님이 주시는 은총이 에스더와 땅끝 가족들 그리고 사랑하는 여러분께 가득하시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