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외국인 혐오증… 국민 64% “다문화 공존 싫다”

입력 2012-04-18 18:59

최근 이자스민씨가 결혼 이주민 출신 여성으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외국인 혐오’ 수준의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문화 공존’에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전국 19∼74세 2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한 달간 국민다문화수용성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인종·종교·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6%에 그쳤다고 18일 밝혔다. 유럽 18개국 찬성 비율 평균(74%)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외국인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유럽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른 인종 등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여기는 독일인은 83.6%나 되는 데 비해 우리는 39.4%밖에 되지 않았다.

일자리 감소를 염려하는 독일인은 72.5%나 되지만 우리는 30.1%에 그쳤고, 국가 재정부담 증가에 대한 염려도 프랑스 70.1%보다 훨씬 낮은 38.3%였다.

이런 이율배반적 결과가 나오는 것은 혈통을 중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6.5%가 ‘한국인은 한국인 조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스웨덴(30.0%) 등 유럽 국가는 물론 이웃나라 일본(72.1%)보다 높은 수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