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자살 중학생’ 가해 학생들 사법처리 불가피

입력 2012-04-18 21:42

경북 영주시에서 급우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자살한 중학생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 영주경찰서는 가해학생 전모(13)군이 숨진 이모(13)군 이외에도 다른 학생을 폭행하고 괴롭힌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군이 주도해 만든 서클 ‘○○패밀리’의 회원들을 조사한 결과 전군은 패밀리 회원 학생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패밀리 회원 김모(13)군은 “전군이 다른 학생들을 괴롭혀 돈을 빼앗고 이군을 자주 때렸다”며 “패밀리가 모여 놀 때마다 돈을 거뒀는데 쓰고 남은 돈을 전군이 일방적으로 가져가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박모(13)군도 “전군으로부터 20∼30회 수시로 주먹으로 팔 가슴 다리 등을 맞았고 전군의 강요로 모임에 가입했다”며 “가입 후 수시로 지정 장소로 나오라고 협박하고 문자로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전군 등의 학교폭력 사실은 같은 반 학생들에게서도 확인됐다. 이군의 같은 반 학생 15명은 “전군과 최군이 이군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군이 짜증을 내고 울먹이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 전군은 경찰에서 평소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려 다니며 놀기 위해 모임을 만든 것이고 모임을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고 돈을 빼앗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 군은 지난달 미니홈피에 “앞자리가 이○○인데 내가 뒤에서 괴롭힌다고 해야 되나, 진심 존나 재미있음, ○○도 쪼개면서 도와줌”이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돼 이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군의 휴대전화 6개월치 통화내역과 문자 내용을 분석 중이다. 또 전군 등 가해학생 3명의 휴대전화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6일 이군의 휴대전화 사용 내용을 확인해 지난 11일 같은 학교 김모(13)군이 이군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하고 김군의 가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학생들은 만 14세가 안 된 형사미성년자들이어서 학교폭력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가정법원으로 송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