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자진탈당 ‘번복’ 논란… 회견문 초안까지 작성했다 돌변

입력 2012-04-19 00:32


논문 표절에 대필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당선자가 자진탈당 의사를 피력했다 번복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사안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조치를 취하기로 했으며, 야당은 의원직 박탈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문 당선자는 18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대의 검증결과를 지켜보자고 한 만큼 나도 지켜보겠다”며 “탈당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엉뚱하게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의 논문표절 의혹을 거론하며 “정 고문이 탈당하면 나도 (탈당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당선자는 당초 오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견장 주변에서 전화통화를 한 뒤 돌연 이를 취소했다. 그는 전날 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탈당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말했으며 ‘새누리당을 잠시 떠나면서’라는 회견문 초안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당선자의 ‘버티기’에 새누리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본인이 기자회견 시간까지 잡아놓고 이제 와서 당에 남겠다니, 아주 웃기는 친구”라며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트위터에 “진짜 본인의 명예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리도 모르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19대 총선에 불출마하며 자신의 지역구를 문 당선자에게 내준 현기환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당 처분이 내려지기 전에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탈당을 요구했다.

야권은 ‘박근혜 책임론’까지 제기하며 새누리당과 문 당선자를 비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당선자의 탈당 거부는 결국 박근혜 공천에서 시작돼 국회 모독과 국민 모욕의 지경까지 이른 것”이라고 공격했다. 통합진보당도 당 트위터를 통해 “스포츠맨십 어쩌구 운운하다 더티플레이로 일관하는 문 당선자는 의원직은 물론 태권도계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며 “태권도 정신을 더럽혔으므로 유단증도 반납하라”고 논평했다.

한편 제수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경북 포항 남·울릉) 당선자는 이날 자진탈당했다. 김 당선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 당과 박 위원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비록 떠나지만 법적인 문제가 마무리되면 당과 박 위원장에게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