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몸조심 모드’로… “대세론 휩쓸렸다 고배 이회창 꼴 날라”

입력 2012-04-18 21:44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이 ‘박근혜 대세론’ 기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 일각에서 공공연하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유일한 대선주자가 돼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자 ‘부자(富者) 몸조심’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1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당이 ‘박근혜당’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런 소리 하면 큰일 난다. 속칭 친박이 대외적으로 자제해야 될 일이 많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당내 화합을 위해 과거 박 위원장과 관계가 소원했던 분들도 이제는 마음을 열고 다가올 수 있도록 (친박계 내부의)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모두 다 친박이 되면 좋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대선 체제를 관리할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당내 화합을 도모할 지도부라야 대선 준비가 제대로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도 전날 언론과의 접촉에서 “대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의 대세론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보수 진영이 모두 단합해야 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 발언은 이상돈 비대위원이 “당내 경선 없이 박 위원장을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추대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친박 진영의 대답이자 반박으로 여겨진다. 박 위원장이 총선 이후 더 몸을 낮추며 민생 행보에 주력하는 마당에, 벌써부터 대세론을 거론해 국민들로 하여금 ‘오만한 대권 주자’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해선 안 된다는 경고인 셈이다.

친박계 내부에서는 ‘대세론’을 등에 업고 두 차례나 대선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이회창 전 대표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친박계 핵심 인사는 “이 전 대표가 어떻게 실패했느냐. 당내 경쟁자들을 누르는 과정에서 이인제 의원 같은 잠룡들이 탈당하고 야당으로부터도 엄청난 공격을 당하지 않았느냐. 박 위원장은 그 시절을 철저히 벤치마킹해 결코 똑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