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깨고… 英, 보시라이 사건 공식 문제 제기
입력 2012-04-17 22:15
충칭시에서 의문사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사건에 대해 침묵해오던 영국 정부가 중국정부에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이 사건이 외교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16일 런던을 방문중인 류옌둥(劉延東) 정치국 위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 사건을 언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부총리실 대변인은 클레그 부총리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인 점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류 위원은 중국 정부가 법에 따라 이 사건을 다루기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두 사람 간 대화가 원론적인 선에서만 공개됐지만 사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는 헤이우드의 살해와 중국 당국의 처리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영국 내에서 악화되고 있는 여론에 떠밀린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즉 영국인들은 정부가 이 문제에 늑장대처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정부는 지난해 11월 16일 헤이우드 사망사실을 통보받았으나 보시라이 사건이 터진 뒤인 올 2월이 돼서야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조사를 요구했다. 사실 영국 정부 일각에서는 그간 이 문제를 본격 거론할 경우 중국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16일부터 영국 의회가 개회하자마자 의원들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집중포화를 날릴 채비를 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도 이를 의식한 듯 17일 리창춘 상무위원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