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택현·정재복 “아픈만큼 성숙해졌어요” 돌아온 부상병들 재기투 ‘씽씽’ 프로야구 마운드 새 활력
입력 2012-04-17 18:49
부상은 불현듯 찾아온다. 하지만 선수에게 부상은 친구와 같은 것. 늘 함께 하며 희노애락을 같이 해야 하는 존재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긴 부상 끝에 화려하게 재기의 나래를 편 노장들이 있다. 반면 잔뜩 기대하고 준비했던 한 시즌을 벌써 부상으로 좌절하는 선수도 있다.
LG 중간계투 류택현(41)은 2010년 9월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팀에서 방출됐다. 하지만 그는 자비로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다. 김기태 신임 LG 감독이 그를 주목했고 플레잉코치로 재영입했다.
류택현은 지난 13일 KIA 전에서 조웅천(813경기)의 기록을 깨고 투수 통산 최다경기등판(814경기)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틀 뒤 KIA전에서도 등판, 1⅓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승리를 따냈다. 최다 등판 기록도 815경기로 늘렸다. 벌써 2승으로 다승 1위. 류택현은 “나이가 들면서 야구를 알게 됐다. 그래서 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LG 투수 정재복(31)도 이 경기에 무려 932일 만에 등판해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5이닝동안 최희섭에게 2점 홈런을 내줬을 뿐 4안타만 내주고 볼넷을 한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정재복은 시련의 시기를 보낸 뒤 지난달 29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었다.
롯데 투수 이용훈(35)은 어깨 통증으로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2군이긴 하지만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다. 마침내 15일 사직 두산 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2009년 8월 8일 사직 삼성 전 이후 무려 981일 만에 1군 선발승을 신고했다.
반면 넥센 송지만(39)은 시즌 초부터 부상으로 개점휴업중이다.
“나이 마흔에 골든글러브를 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며 야심차게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개막 2일째인 지난 8일 두산 전에서 상대투수 이혜천의 볼에 왼쪽 발목을 맞았고 발목에 실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상 또한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혜천이가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기 때문에 나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