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與당권경쟁… 대선겨냥 ‘非영남권 출신’ 힘받는다
입력 2012-04-17 18:38
새누리당의 당권 경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12월 대선을 치를 지도부라는 점에서 당 안팎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5월 중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당권에 마음을 두고 있는 후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당 대표를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지명직 최고위원 2명,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다음달 전대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여성 몫 1명)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전 지도부 경선이 유력 당권주자들의 ‘경연장’ 성격이 다분했다면, 이번에는 철저히 대선에 맞춰질 공산이 크다. 정권재창출이라는 대(大)전제 하에 각 계파와 세력들이 대선 후보 경선 등을 염두에 두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구도인 셈이다. 특히 친박 진영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지도부 장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차기 당 대표는 비(非)영남권 출신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17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취약한 서쪽을 대변하는 분이면 좋겠다”면서 “서쪽이라는 것이 수도권과 충청, 호남인데 호남은 적절한 대표성이 있는 분이 없으니까 특별히 수도권을 대표하는 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측근인 이혜훈 의원도 “여론의 향배와 민심의 방향에 본능적으로 민감한 수도권 분들이 대표가 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수도권이라고 꼭 서울, 인천, 경기라기보다는 비영남권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일단 콘셉트에 부합하는 남경필 의원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당에서 쓰임이 있다고 생각해 부른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4·11 총선에서 경기 수원병에 당선되며 5선 고지에 오른 남 의원은 이른바 ‘40대·수도권 당 대표’의 범주에 들어간다.
또 원내대표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보조를 맞춰온 황우여(5선·인천 연수) 의원도 유력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4선의 정병국(경기 양평·가평·여주), 3선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도 ‘중원 싸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6선 고지를 밟은 친박계 핵심 강창희(대전 중구) 전 의원도 차기 당 대표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박 위원장 비서실장인 3선의 유정복(경기 김포)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 속에 출마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불출마 후 백의종군으로 총선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 4선의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의 행보가 관심이다. 친박계에서는 과거 계파의 좌장 역할을 했던 김 의원이 대선 정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울러 부산시당위원장으로 3선에 성공한 유기준(부산 서구)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