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소장품만으로 국내 처음 경매… 엄중구 샘터화랑 대표, 4월 25일 K옥션 스페셜 경매

입력 2012-04-17 18:33


미술품 경매회사인 K옥션(대표 조정열)은 ‘엄컬렉션과 함께하는 스페셜 경매’를 25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연다고 17일 밝혔다. 엄중구(59) 샘터화랑 대표가 30여년간 수집한 1000여점 가운데 92점이 출품된다. 39세에 요절한 손상기 작가의 ‘공작도시’(추정가 9000만∼1억3000만원)를 비롯해 김환기 전혁림 손장섭 박서보 등 작가들의 대표작이 나온다. 총 추정가는 20억원 정도.

영국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컬렉션 등 유명 인사의 소장품 경매가 해외에서는 종종 있었지만 한 사람의 컬렉션만으로, 그것도 실명으로 경매가 열리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1978년 샘터화랑(현재 서울 반포동에 위치)을 설립한 엄 대표는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화상(畵商)보다는 재능 있는 작가들을 지원하고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터의 역할에 치중해 왔다.

미술전공자는 아니지만 매일매일 현장에서 접할 수 있었던 무수한 작품은 그에게 훌륭한 스승이었다고 한다. 새벽 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든 적이 없을 정도로 화랑 경영과 미술에 흠뻑 빠져 있던 그는 “컬렉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전에서 많은 작품을 접해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엄 대표는 “이번 출품작 모두 작가의 대표작으로 당장 팔고 싶지는 않지만 미술애호가들에게 좋은 작가의 명품을 컬렉션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경매에 내놓게 됐다”며 “손상기 작가의 경우 30년 전 무명일 때 그림값이 호당 3만원이었으나 지난해 9월 경매에서 8호짜리가 9700만원(호당 1213만원)에 낙찰됐다”고 소개했다. 19일 오후 5시 엄 대표의 ‘컬렉션 토크’가 열린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