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과제… 지구촌 ‘가난 덜기’ 1순위

입력 2012-04-17 21:43

세계은행(WB) 이사회가 16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차기 총재로 공식 선출함에 따라 ‘김용 세계은행호’의 항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총장은 경제부흥과 개발촉진이라는 WB의 설립 당시 목적에 부응하면서도 변화된 환경에 따른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들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김 총장은 이러한 새로운 요구의 핵심을 빈곤완화로 보고 WB의 자원과 인력을 이 문제 해결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빈곤 문제 해결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더라도 일각에서 ‘WB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현실을 벗어나고 비효율적인 집행 방식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WB는 그동안 빈곤국가에 대해 차관을 제공, 사회인프라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식에 주력했지만 현재 세계 빈곤층 3분의 2는 중진국에 거주한다. 국가별이 아닌 국가 내의 빈부격차가 심화된 만큼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모델을 벗어나 빈곤층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오늘날 세계인의 공통 관심사는 경제성장”이라며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를 보장할 탄탄한 경제성장에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또 “가난 속에 사는 모든 이들이 ‘신흥 글로벌 중산층(new global middleclass)’으로 거듭나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이러한 문제점을 그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총재 선출과정에서 드러난 WB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신흥국들의 불만을 다독이는 것도 과제다. 브릭스(BRICS)로 불리는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개발은행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김 총장 선임과 관련, “전 세계 지도자들의 강력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총재 선출 경선에 언급, “개방적이고 투명한 절차가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