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美 다트머스대 총장, 세계은행 총재 확정

입력 2012-04-17 02:01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16일(현지시간) 차기 세계은행(WB) 총재로 확정됐다.

세계은행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이사회를 개최, 김 총재를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오는 20일 WB 연례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뒤 로버트 졸릭 현 WB 총재에 이어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WB에서 아시아계 인사가 수장에 오르는 것은 1945년 기구 설립 이후 처음이다.

WB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추천한 김 총장을 유럽 중국 일본에 이어 상당수 신흥국들이 지지하기로 해 이미 지난 주말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며 “이사회에서는 관례에 따라 이사국들의 ‘합의’에 따라 김 총장을 추대하는 형식을 따랐다”고 말했다. 합의제인 WB 이사회는 회원국 총 지분의 85% 이상 지지를 얻으면 해당 후보를 총재로 선임한다.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콜롬비아 전 재무장관이 이사회를 사흘 앞두고 출마 포기를 선언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유일한 경쟁자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 러시아에 이어 브릭스(BRICs) 국가들 중 브라질까지 김 총재 지지를 선언했다.

김 총재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을 지내며 저소득 국가의 빈곤과 질병 퇴치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보인 전문성과 업무수행 능력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콘조-이웨알라 장관은 이날 이사회 표결에 앞서 기자들에게 김 총장이 승리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WB 총재 선출은 능력에 기초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