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탈취 도모·살인사건 연루… 보시라이 사형 가능성

입력 2012-04-16 21:48

중국 충칭시에서 의문사한 영국인 닐 헤이우드는 해외로 거액을 빼돌리려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계획을 폭로하려다 독살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헤이우드에게 거액을 해외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고, 생각보다 큰 액수임을 알게 된 헤이우드가 예상보다 많은 몫을 요구해 격분을 샀다.

지난해 11월 헤이우드는 구카이라이 측근의 연락을 받고 충칭시의 모 호텔로 가기 전 영국인 친구이자 변호사에게 구카이라이의 해외투자 관련 서류를 증거서류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보도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 독살에 이용한 물질은 청산가리(시안화 칼륨)로 드러났다고 중국 정부 첫 보고서를 인용해 15일 전했다.

한편 보시라이는 심각한 부패에 빠진 데다 이 같은 살인혐의에 연루돼 있어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은 16일 “무엇보다도 충칭에서 보시라이 왕국 건설을 꾀하면서 권력 탈취를 도모했다는 부분이 그가 중죄에 처해질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사이트 둬웨이(多維)는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듯 최근 정치국 공작회의에서 한 위원이 “보시라이가 서남왕(西南王) 노릇을 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했다. 중국 서남쪽에 위치한 충칭에서 자신만의 세력권을 형성한 사실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둬웨이는 또 “보시라이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황치판(黃奇帆) 시장을 가리켜 ‘원자바오보다 훨씬 더 총리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충칭시 한 상무위원이 전한 것으로 내부 문건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시라이는 자신의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점을 의식해 ‘노선 투쟁’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