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유럽 16개국 114개 은행 신용 강등할 듯

입력 2012-04-16 19:03

국제적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르면 내달 초 유럽 16개국 114개 은행에 대해 무더기로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취약한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경제에 ‘무디스발 폭탄’이 터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유럽 16개국 114개 은행의 재무상황 등에 대한 검토 결과를 5월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들 평가 대상 은행들에 대한 등급을 내릴지 안 내릴지, 또 내릴 경우 어느 정도 강등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다수의 평가대상 유럽은행 고위관계자들은 자사 신용 등급이 최소 한 단계 이상 강등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WSJ는 전했다. 무디스의 발표를 앞두고 최근 수 주 동안 유럽의 대형은행들은 무디스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가 유럽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대해 이처럼 대규모 평가를 내리는 것은 처음이다.

유럽의 은행들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 800개 은행에 대해 1조 유로의 저리 융자를 제공 하면서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됐었다. 하지만 그 약발이 다해가는 데다 최근 스페인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금융부문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리서치회사 크레디트사이트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 시몬 아담슨은 “이번 사태가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심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