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저니맨… 그리고 감독까지 아넬카의 축구유전

입력 2012-04-16 21:58

“인생이란 놀라움의 연속이 아닌가,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축구계의 영원한 자유인’ 니콜라 아넬카(33·프랑스)가 플레잉코치로 선임된 지 불과 일주일도 안돼 감독으로 승격되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힌 소감이다. 이로써 지난 1월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 중국 프로축구 ‘상하이 선화’로 이적해 화제가 됐던 아넬카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감독으로 프로축구 팀을 이끌게 됐다.

16일(한국시간) 영국의 ‘이브닝 스탠다드’는 “상하이가 시즌 초반 성적부진을 이유로 지난 주말 장 티가나 감독을 경질하고 아넬카를 선수 겸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전하면서 “팀이 1승2무3패로 16개 팀 중 14위로 부진하자 구단 측이 주장을 맡고 있던 그에게 직접 지휘봉까지 맡겼다”고 보도했다. 아넬카의 사령탑 부임 소식은 중국 뿐 아니라 유럽 축구계에도 화제로 떠올랐다.

‘투덜이(Le Sulk)’에다 ‘악동’ 기질까지 다분한 아넬카가 선수들을 아우르고 조련할 감독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팬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을 표시했다. 아넬카는 꾸준히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고 수시로 팀을 옮겨 다니는 대표적인 ‘저니맨’ 선수 중 한명이다. 실력이 뛰어나 아스널,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첼시 등 10개의 명문 구단을 들락거리며 활약했지만 개인적 성향이 강해 늘 동료와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아넬카의 감독 생활이 그리 길지는 못할 전망이다. 그동안 파격 영입을 이어 온 주쥔 상하이 구단주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명장을 새로 영입할 계획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아넬카 자신도 “내 의사에 의해 감독이 된 것도 아니고 나의 미래는 축구와 관계가 없을 것”이라며 “지도자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곽경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