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경찰청장, 내부 기강부터 잡아라
입력 2012-04-16 18:30
새 경찰 총수로 내정된 김기용 경찰청 차장의 책임이 무겁다. 무엇보다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으로 물러난 전임 경찰청장 후임으로 발탁된 만큼 강력사건에 철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룸살롱 향응 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경찰의 명예도 회복시켜야 한다.
사실 경찰은 그동안 각종 불법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해 왔으며 재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모범을 보여 왔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도 남다른 희생정신으로 여러 생명을 구했다. 도심의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시민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교폭력이 문제되자 지방경찰청 별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112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아까운 생명을 참혹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결국 경찰청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따라서 신임 경찰청장은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기강부터 다잡아야 할 것이다. 범죄 신고를 접수했을 경우 매뉴얼대로, 원칙대로 사건을 처리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일부 경찰관이 강남 룸살롱 황제로 불리는 업자로부터 각종 향응을 제공받은 부패사건은 경찰로선 씻을 수 없는 치욕이 아닐 수 없다. 함바집 사건으로 경찰 총수가 구속된 것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같은 독직(瀆職)사건이 다시 발생한 것은 자체 정화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는 합리적인 성품으로 조직 안팎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준비된 청장감이란 평가여서 국회청문회 통과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올 연말엔 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선도 예정된 만큼 그 어느 해보다 치안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건은 어렵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에 충실하고 기강이 살아있는 경찰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