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했던 예수원 공동체의 실체”… 고 대천덕 신부 부인 현재인 사모 장례예배
입력 2012-04-16 18:20
영성공동체 예수원의 설립자인 고 대천덕 신부의 부인으로 지난 6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현재인(미국명 제인 그레이 토레이) 사모의 장례예배가 16일 오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 성공회 권희연 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된 장례성찬례에서 전 성공회 부산교구장 이대용 주교는 고린도전서 15장51∼58절 말씀을 본문으로 한 설교를 통해 “고 현 사모는 남편 대천덕 신부의 그림자가 아니라 대 신부 리더십의 실체였다”면서 “고인은 진실로 하나님께 사랑받고 하나님을 사랑했으며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했던 하나님의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이 주교는 “고인의 하나님 사랑을 실증했던 삶은 예수원 공동체라는 불가사의한 역사적 실재로 나타났다”면서 “우리 모두 부활의 주님을 소망하면서 이 땅이 아니라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확신하면서 살아 나가자”고 말했다.
예배가 끝난 뒤 안애단 신부의 사회로 열린 추모 순서에서는 서울모테트합창단과 복음성가 가수 이무하씨 등이 조가를 불렀다. 김근상 성공회 서울교구장과 석마가 신부, 정애주 홍성사 대표 등이 조사를 했다. 정 대표는 “선각자였던 대천덕 신부님 옆에서 예수원을 예수원 되게 만드신 분이 바로 고 현 사모님이셨다”면서 “고인은 나의 유일한 롤 모델이었으며 그 분으로부터 자기 부인의 실재를 배웠다”고 울먹였다.
이날 예배에는 벤 토레이 신부와 버니, 옌시 등 고인의 3 자녀들을 비롯해서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부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고직한 영2080 대표, 고왕인 박사 등 생전에 고인과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 참석했다. 벤 토레이 신부는 “어머니는 지금 아버지와 예수님과 함께 하늘에서 큰 기쁨을 누리고 계시다”면서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현 사모는 1957년 선교사역을 위해 남편과 한국으로 건너온 뒤 1965년에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리에 영성공동체 예수원을 설립한 이후 평생 그곳에서 기도와 섬김의 삶을 살았다. 2002년 남편이 먼저 떠난 뒤에도 변함없이 예수원에 머물던 고인은 뇌종양으로 지난해 5월 미국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다 지난 6일 미국 코네티컷 주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현 사모는 18일 봉안예배를 마친 뒤 예수원내 고 대천덕 신부 묘 옆에 묻힌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