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 고난도 대수술… 예뻐지려다 피눈물 흘린다
입력 2012-04-16 10:52
부작용 만만찮다는데… 윤곽성형 성패 요인은
탤런트 신은경씨가 최근 SBS 토크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양악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겪은 고통을 밝혔다. 신씨는 사각 턱을 V라인으로 교정할 생각에 양쪽 턱의 일부를 인위적으로 깎는 양악수술을 받은 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물 외에 어떤 음식물도 섭취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며칠간은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안면윤곽교정술(양악수술)은 그 드라마틱한 외모 개선 효과만큼 수술 후 상당기간 고통이 따르고, 자칫 수술 후 발음에 문제가 생기거나 치아가 잘 맞물리지 않는 후유증 발생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왜 이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일까.
◇말하고 씹는 기능 개선이 우선=김수신 레알성형외과 원장은 16일 “적응증(수술 등에 의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증상)이 아닌데도 양악수술을 무리하게 시도했거나 사전에 치밀하게 수술 후 결과를 계측하지 않고 시술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들”이라고 지적했다.
양악수술은 말하고 씹는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외모 개선은 부수적으로 얻는 미용 효과일 뿐이다. 따라서 주목적이 아닌 부수 효과인 외모 개선에만 너무 몰입할 경우 무리한 수술로 이어져 심각한 후유증을 겪기 쉽다는 것.
사실 양악수술은 무엇보다도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말하고 씹는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개발된 치료법이다. 그러나 요즘 이 수술은 주로 하관이 길게 돌출돼 보이는 ‘주걱턱’이나 강한 인상을 주는 ‘사각턱’, 왠지 촌스러워 보이는 ‘돌출입’과 억세 보이는 ‘광대뼈’를 가진 사람 등이 외모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는 추세다.
어느 경우든 수술에는 극도의 세심함과 집중력, 그리고 체력이 필요하다. 턱뼈를 잘랐다 다시 잇고 고정시키는 수술에만 7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수술에 대한 사전준비와 사후관리도 만만치 않다. 양악수술은 원칙적으로 선 치과 교정 후 수술, 그리고 6개월간의 재교정이 기본이다. 치과 교정을 먼저 하지 않고 턱 수술부터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때는 수술 후 치과 교정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게 된다.
◇합병증 발생률 20∼30%=국내외 의학계의 부작용 보고에 의하면 양악수술은 모든 합병증을 따지면 전체 시술자 중 20∼30% 정도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신경손상으로 턱 감각이나 미각을 잃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수술 후 윗니와 아랫니가 틀어지는 부정교합이 생기거나, 상기도(목구멍) 뒷부분이 좁아져 수면중무호흡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종도 흔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다. 턱뼈가 위치한 얼굴 하관 부위는 유난히 혈관이 잘 발달돼 있어서 턱뼈 각도를 새로 짜 맞추기 위한 절골술 시행 시 얼굴에 있는 혈관을 다쳐 출혈과 혈종이 생기기 쉽다. 이때 혈관 손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한 동정맥루(혈관 내벽이 바깥쪽으로 터져 구멍이 뚫리는 현상)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양악수술은 기능상 문제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고려하되, 이때도 수술 전 ‘입체적이고 정밀한 사전 계측’과 정교한 시술이 필수적이다. 또 전문 장비뿐 아니라 수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맡겨야 하고, 병원도 만약의 응급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오갑성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양악수술에 대해 흔히 이미지를 바꾸는 미용수술이라고만 생각하는 게 더 문제”라며 “단순히 턱 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악수술을 고려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