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독주 맞서 안철수 ‘박원순式’ 출마 추진
입력 2012-04-16 20:35
여야의 대선전이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2석(새누리당) 대 127석(민주통합당)이란 4·11 총선 성적표가 대선주자들의 레이스를 가속시키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거침없이 하이킥’하면서 야권의 위기감 조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부산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함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조기등판·조기영입 몰이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중심의 대선판을 키워보자는 계산이지만 안 원장 주변에선 제3정치세력화 징후가 감지된다. 안 원장이 민주당 등 기성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박원순식(式)’ 출마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대선 레이스에 불이 붙은 것은 총선 이후 요동치는 민심과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총선 직후 이틀(12, 13일)간 조사해 16일 공개한 차기 대선 양자대결 구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 포인트)에서 박 위원장은 47.9%로 안 원장(44.8%)을 3.1% 포인트 앞섰다. 박 위원장은 선거기간 중인 전주(前週) 대비 2.6% 포인트 상승한 반면 안 원장은 3.0% 포인트가 하락했다. 리얼미터 주간 집계에서 박 위원장이 안 원장을 역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문 고문과의 양자대결에서도 51.6% 대 38.5%를 기록해 13.1% 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다자구도에선 박 위원장 42.5%, 안 원장 20.7%, 문 고문 16.5% 순으로 1강(强)2중(中) 구도가 형성됐다. 박 위원장은 2010년 1월 42.5%를 기록한 이후 2년 3개월 만에 지지율 40%대를 회복했다. 그는 특히 4·11 총선에서 패한 서울에서 전주 대비 9.7% 포인트 상승하면서 43.8%의 지지율을 얻어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9∼13일 사이 실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박 위원장은 양자대결에서 전주보다 3% 포인트 상승한 43.0%, 안 원장은 3% 포인트 하락한 40.0%로 오차범위 내에서 순위가 바뀌었고 중앙일보가 지난 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위원장이 45.1%를 기록해 안 원장(35.9%)을 9.2% 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반면 YTN의 지난 12일 조사에선 안 원장과 박 위원장이 44.4% 대 43.4%로 팽팽한 접전을 기록한 가운데 투표 참여자에선 박 위원장이 45.6%로 안 원장(41.9%)을 3.7% 포인트, 투표 불참자에선 안 원장이 47.3%로 박 위원장(40.9%)을 6.4% 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박 위원장의 독주를 견제할 야권 잠룡들의 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