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계파갈등 어렵사리 봉합했지만… 당권 경쟁이 새로운 뇌관
입력 2012-04-16 18:55
임시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어진 계파 갈등을 어렵사리 봉합한 민주통합당이 체제 정비에 나섰다. 총선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 ‘12월 대선 필승’을 기치로 몸을 추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노(親盧·친노무현) 대 비노(非盧) 진영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민주당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16일 영등포 당사에서 문성근 대표 직무대행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행은 회의에서 “총선을 치르며 민주당은 국민에게 수권세력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자성한 뒤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욱 가다듬어 수권정당 면모를 일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행은 또 사무총장에 윤호중 당선자, 홍보위원장에 서영교 당선자를 임명했다. 전략기획위원장과 비서실장에는 진성준, 최민희 비례대표 당선자를 발탁했다. 대변인은 신경민, 박용진 현 공동대변인이 유임됐다.
최고위원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반값등록금 실현과 서울 강남·노원 지역 등 투·개표 부실 진상규명, 언론사 파업 대책 마련 등에 적극 나서기로 결의했다. 또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내대표 경선관리위를 구성키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15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3주간 문성근 대표 대행 체제→5월 4일 원내대표 구성과 비상대책위원회 발족→6월 9일 임시전당대회를 통한 당 지도부 구성’의 일정표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당권 대결이 금세 뜨거워질 분위기다.
차기 당 대표직은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불꽃 튀는 싸움으로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 시절 당의장을 지낸 문희상(5선) 전 국회부의장과 원내대표 출신 김한길(4선) 당선자, 재선이지만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 주자격인 우상호 당선자의 도전 가능성이 엿보인다. 당장은 비대위 구성을 앞두고 다들 말을 아끼고 있지만 물밑 다툼이 조만간 수면위로 떠오를 태세다. 한 의원은 “이번 주 중에는 후보군이 구체화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구도는 ‘안철수 변수’에 따라 크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당 지도부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19대 국회의 첫 민주당 원내대표를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의석이 127석으로 불어난 제1야당 의원들의 대표라는 상징성과 위상이 18대에 비해 훨씬 커졌다. 서울에서는 유인태, 전병헌, 박영선(이상 3선)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는 이낙연(4선), 우윤근(3선) 의원이, 충청에서는 충청권 최고 득표율로 4선에 성공한 박병석 의원이 원내사령탑 진입을 꾀하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3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진애 의원은 트위터에 “새 원내대표 책임이 막중합니다. 박영선 3선, 이슈 꿰고 있고, 전투력 좋고, 워딩 좋고, 참신하고, 여성이고”라는 글을 띄웠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