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원장 향후 행보는… 수도권 ‘2040세대’ 민심잡기에 초점

입력 2012-04-16 18:4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권 도전 의사가 가시화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독 드리블’로 여당에 4·11 총선 승리를 안겨준 박 위원장은 일단 선거기간 중 내놨던 대(對)국민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 복지’ 같은 실천 약속을 지킴으로써 총선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던 수도권 ‘2040세대’의 민심을 잡는 데 전력투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당 핵심 인사들은 박 위원장이 철저히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 특유의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위원장은 선거 전부터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국민에게 약속한 바를 차근차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면서 “야당 잠룡들 움직임에 개의치 않고 각종 약속을 입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근혜계 의원도 “앞으로의 대선 행보도 지금까지 박 위원장이 보여온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유독 ‘민간인 불법사찰’ 특검 법안 추진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이 먼저 제기한 의혹을 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동시에 전 정부의 불법사찰 사례들을 자연스레 끄집어내 대야공세도 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에 참석, “우리 사명은 민생의 비상 상황을 빨리 끝내는 것”이라며 “당의 비상 상황은 끝났지만 민생의 비상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 국민들께서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우리 당과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다. 내부 정비를 매듭짓고 19대 국회를 산적한 민생현안을 챙기는 민생국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는 당의 실질적인 ‘오너’ 이미지를 보이기보다 ‘룰과 시스템’에 따라 지도부가 구성되도록 조언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친박 진영은 8월 중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5월 말∼6월 초 캠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캠프가 꾸려지면 박 위원장은 각종 강연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민생현장 탐방으로 국민과의 접촉면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