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13) 가천대길병원 암센터
입력 2012-04-16 18:38
1㎝ 미만의 뇌종양·척추 간 폐 전이암 치료율 최고
암 환자들의 바람은 누구든지 같다. “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진료를 받고, 치료 후 집에서 편안하게 관리를 받고 싶다.”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길병원 암센터는 시작부터 철저하게 암 환자들의 이 같은 바람에 맞춰 운영되는 곳이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이 강점이다.
따라서 가천대길병원 암센터는 동북아 중심 도시인 인천 소재 ‘지역암센터’로서의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국내 최고 시설과 의료진에 걸맞은 신뢰감을 제공함으로써 굳이 서울의 대형 암센터를 찾지 않고도 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최고의 암 진료 및 예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것이다.
현재 암센터는 총 580병상 규모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에 이어 병상 수 기준 5위로, 인근 국립암센터와 비슷한 규모다. 가천대길병원의 전체 병상 1400여개 가운데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가천대길병원이 암센터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암센터 신동복(59·혈액종양내과 교수) 소장은 16일 “최근 들어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암 환자들의 방문이 계속 늘고 있는 상태”라며 “암 환자 진료에 초점을 맞춰 각종 암 진단 및 치료 장비들의 이용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는 덕분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화 암 검진에서부터 암 진료 시작=‘암 치료의 시작은 예방부터.’ 요즘 가천대길병원 암센터가 내세우고 있는 암 환자 진료 기본원칙이다.
가천대길병원은 지난해 가을 종합검진을 위주로 운영되는 건강증진센터를 본원에서 암센터 11층으로 이전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지역 시민들을 암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주겠다는 생각에서다.
실제 가천대길병원 암센터와 연계한 조기 암 검진 프로그램은 이 병원 건강증진센터가 운영하는 개인별 맞춤형 검진 프로그램 중 가장 중요한 특화사업으로 꼽힌다. 특화 암 검진 대상자들은 전문 코디네이터와의 집중 상담을 통해 가족력과 유전 요인, 생활습관, 질병 유무 등 건강상태 전반을 고려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또 주변 환경에 민감한 여성들을 위해 유방암, 갑상선암 등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 ‘여성 검사존’이란 구역을 따로 마련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 환자 등 검진 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시설을 마련해 놓기도 했다.
뇌종양, 뇌졸중 등 뇌질환을 특화한 가천뇌건강센터와의 연계 프로그램도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이다. 가천뇌건강센터는 단일 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은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의 축적된 연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천뇌건강센터는 뇌종양은 물론 뇌질환에 관한 모든 진단과 예방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뇌 속을 손금 보듯 볼 수 있는 7.0테슬라 MRI를 보유해 국내외 의학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암센터는 또한 2009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꿈의 방사선 암 치료기 ‘노발리스 티엑스’를 지금까지 5000여 회나 가동하면서 독보적인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암센터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1㎝ 미만의 뇌종양이나 척추, 간, 폐 등으로 전이된 암 치료에서 다른 병원의 치료율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주민 위한 암 관리사업에도 적극=가천대길병원 암센터는 정부 지정 12개 지역 암센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민간병원은 물론 사립대학병원 부속 시설이 지역암센터로 선정된 것은 이곳이 유일하다.
가천대길병원 암센터는 지역암센터 지정 1년 만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암 관리 실적 평가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그만큼 지역 주민을 위한 양질의 암 관리사업을 잘 수행해 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암센터가 인천지역 암 환자와 가족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실시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항암제 부작용 교육에서부터 유방암 환자관리와 림프부종 예방법, 방사선 치료 후 관리,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웃음요법, 피로관리, 마음 쓰기 교실, 지압과 마사지, 암 환자를 위한 요리 교실(쿠킹클래스), 네일 아트, 아로마 요법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위하다.
올해부터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생활 처방’도 준비하고 있다. 인천 시내 각 지역 보건소와 연계해 항암치료를 끝낸 암 환자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가까운 보건소를 통해 양질의 암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암 환자들은 동네 보건소에서 운동과 영양관리 서비스를 받으면서 필요 시 가천대길병원 암센터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암센터는 이와 함께 그동안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에게만 적용해오던 개인 진료기록 열람 시스템(PHR)을 암 환자들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암센터에 입원해 진료를 받은 암 환자들은 퇴원 후 집에서 편하게 스마트폰을 이용, 언제든지 열람해 보고 주치의와 상담도 할 수 있다. 가천대길병원은 앞서 한국IBM과 공동으로 차세대 환자용 포털 ‘IBM 페이션트 임파워먼트’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암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뇌과학연구소,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원 등과 같이 국내 최고 수준의 가천대 부설 3개 연구기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암센터는 이들 연구소는 물론 미국 국립보건원(NIH) 재생의학연구소, ㈜강스템홀딩스, 서울대병원 등과 협력, 암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대학병원 중 이 정도 규모의 암센터와 연구기관 협력 체제를 구축해 놓은 곳은 드물다.
암센터 신 소장은 “암 퇴치를 위해 국내외 유명 연구기관 또는 암센터들과 협력관계를 더욱 확고히 다져 암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복 암센터 소장은
△전라북도 군산(1953)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84)△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전임의(1988∼1989)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암센터 연수(1999∼2001) △가천대길병원 혈액종양내과 분과장(1990∼현재)△대한임상암학회 상임이사(2010∼현재)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대장암분과 위원장(2007∼2011) △가천대길병원 암센터 소장(2011∼현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