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꽃 만발… 이승엽 복귀신고 2점포·박병호 첫 그랜드슬램
입력 2012-04-15 19:35
대구구장이 모처럼 만루, 투런, 솔로홈런이 골고루 터지면서 휴일을 맞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8년 만에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정규시즌 7경기 만에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15일 대구 넥센 전에서 3-7로 뒤진 6회 1사 1루 상황에서 넥센 좌완 오재영과 9구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측 담장을 넘기는 110m 짜리 투런포를 터트렸다. 2003년 10월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을 친 이후 8년6개월여 만에 친정팀 삼성에서 때린 홈런이었다. 날짜로 계산하면 3117일 만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2003년 10월 2일 대구 롯데 전에서 마지막 홈런을 때렸다. 이승엽의 홈런은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는 만루홈런을, 5번타자 강정호는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의 ‘제1선발’ 차우찬은 개막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두들겨 맞으며 체면을 구겼다.
최근 3연승을 거둬 팀 분위기가 상승중인 삼성은 1회말 이승엽의 1타점 2루타 등으로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넥센이 3회초 1사 후 만루상황에서 4번 타자 박병호가 차우찬의 2구를 그대로 받아쳐 역전 만루홈런을 만들어냈고 만루홈런의 충격 탓인지, 차우찬은 다음타자 강정호에게도 백투백 솔로홈런까지 맞았다. 강정호는 4회에도 투런 홈런으로 2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차우찬은 3회까지만 던지고 5피안타(2홈런) 3볼넷 5실점하고 일찌감치 강판했다. 삼성은 4회부터 권오준으로 마운드를 교체했고 이후 넥센에 끌려가던 삼성은 6회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10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끝내 경기를 뒤집는 데는 실패했다. 넥센은 원정 마지막 경기서 조중근의 회생플라이와 김민우의 2타점 쐐기 3루타로 ‘디펜딩 챔피언’ 삼성에게 10대 7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귀경 길에 오르게 됐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SK의 경기에서는 SK가 3연전을 모두 승리해 단독 1위(6승1패)를 질주했다. SK의 안치용(33)은 올 시즌 1호이자 통산 72번째 그라운드 홈런을 달성하며 팀의 11대 6 승리에 앞장섰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IA와 LG의 경기에서는 1938년생인 가수 패티킴이 최고령 시구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무려 1745일 만에 선발복귀한 KIA의 ‘풍운아’ 김진우는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불발로 LG에 3대 5로 패하며 첫 승리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경기에서는 981일 만에 선발 등판해 호투한 이용훈과 박종윤의 선제 결승 밀어내기, 홍성흔의 쐐기타 등에 힘입어 롯데가 5대 0으로 승리하며 4승1무2패로 단독 2위 자리를 지켰다.
곽경근 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