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강일구라는 사람

입력 2012-04-15 19:27


강일구라는 사람이 있다.

본명이 아닌데, 아마 한 생명을 구하거나 오직 한 가지만을 구한다는 개인적 염원이 담긴 이름 같다. 사람들은 그를 기인 또는 야인이라 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그의 큰 관심이다. 자신을 한국교회 성도들을 섬기는 목회자라고 생각하며, 남북한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걸쳐 각별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다. 아침 금식을 매일 밥먹듯이 하며 수시간 무릎 꿇는 기도에는 이 모든 제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요한 회합에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소위 ‘정치꾼’은 아니다.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진심이 담긴 행보다.

둘째는 그의 소통 방식이다. 청와대를 비롯한 공적 기관은 물론 개인에게까지 그는 항상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대신 자필로(한자를 섞어서) 팩스를 보낸다. 그의 가방에는 A4용지 묶음이 늘 담겨 있어서 언제 어디서든지 메시지를 적어 보낼 수 있다. 또한 걸쭉한 목소리로도 할 말은 다 하고야 만다. 거침없는 소신발언으로 부담스러울 만하지만 모두 ‘그 말이 맞다’고 공감한다.

그런데 세월은 속이지 못하는가 보다. 기력이 예전 같아 보이지 않아 안쓰럽다. 정말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 시대를 염려하는 야인(野人)이다.

장봉생 목사(서울 서대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