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派 軍핵심 조사착수… 홍콩 언론 “중앙군사위, 청두군구서 軍고위간부 조사중” 보도
입력 2012-04-15 19:24
중국 정계에서 ‘보시라이 사건’이 점차 권력탈취기도 사건 쪽으로 흘러가면서 엄청난 후폭풍을 초래하고 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도청과 여론 조작, 군사력 동원 등을 통해 권력을 움켜쥐려고 시도했다는 설이 갈수록 힘을 얻으면서 제18차 당 대회를 앞둔 중국 정국이 소용돌이에 휘말려드는 형국이다.
홍콩 언론들은 15일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군사위원회(주석 후진타오)가 최근 5개 조사팀을 청두군구(成都軍區)에 보내 보시라이와 가까운 군 고위간부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청두군구에서 몇 명이 조사받고 있다”고만 밝히면서 누가 조사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전하지 않았다. 청두군구는 충칭직할시를 비롯해 쓰촨(四川)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성과 티베트자치구 등 중국 남서부 지역을 관할하며 산하에 제13, 14 집단군을 두고 있다.
보시라이는 특히 윈난성 쿤밍(昆明)에 사령부가 있는 제14집단군과 긴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8대 원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보시라이의 아버지 보이보(薄一波)가 세운 ‘산시신군(山西新軍)’이 제14집단군의 전신이라는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보시라이는 이에 따라 지난 2월 초 왕리쥔이 청두에 있는 미국총영사관에 들어갔을 때도 제14집단군을 방문했었다. 이를 두고 보시라이는 군사력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시라이는 2년 전 충칭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던 초기 단계에 신변 안전을 위해 군 요새에 머무르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명보(明報)는 청두군구 전임 정치위원으로 현재 ‘2포 부대’ 정치위원인 장하이양(張海陽)이 보시라이와 누구보다도 가까운 관계라고 보도했다. 장하이양은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지낸 장전즈(張震之)의 아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 궈보슝(郭伯雄)은 직접 청두군구를 방문해 “군인들은 정치적 루머를 듣지도 믿지도 전하지도 말라”는 지시를 강하게 내렸다고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궈 부주석은 또 “인민해방군은 후진타오 동지가 이끄는 당 중앙의 지도에 따라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궈 부주석의 청두군구 방문은 보시라이와 가까운 군 고위간부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되고 있다.
보시라이의 돈줄로 알려진 다롄 스더(實德)그룹은 회장 쉬밍(徐明)이 지난달 중순부터 당국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뒤로 자금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 파산절차에 들어갔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