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W 품질 높여라”… 오트론 설립, 차량 전자장치 독자개발 나서
입력 2012-04-15 19:17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질적 성장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5위 안에 들기 위해 양적인 성장에 치중해온 만큼 앞으로는 자동차에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감성품질, 인지품질도 높여달라는 주문이다.
현대차는 엔진이나 소음 등 기계 부문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을 따라잡았지만 미래차에 중요한 자동차 전장(電裝·전기전자장치) 부문에서는 많이 뒤처져 있다. 전 부문을 다같이 업그레이드하라는 정 회장의 주문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전문제어 기업 ‘현대오트론’을 공식 설립했다고 15일 밝혔다. ‘오트론(Autron)’은 자동차를 의미하는 ‘오토모티브(Automotive)’와 전자기술을 의미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의 합성어다.
현대오트론은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핵심 사업 영역으로 삼아 이 분야의 독자 개발을 주도해갈 방침이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차종별 맞춤형 제작으로 이익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국산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200여개의 시스템 반도체가 소요되고 이로 인해 전자장치 부품 가격 비중이 자동차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등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오트론은 자동차 전기전자 구조설계,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전자제어기, 통신 표준화 등 5대 영역의 독자기술 확보를 통해 자체적인 전자제어 플랫폼 표준을 구축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 케피코 등 전자제어 시스템 관련 계열사와 협력하고 연구개발 인력도 현재 200여명에서 올해 말 400여명, 내년 500여명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